검은 불의 사람 – 14부 이름을 잃는 밤

렌 파크는 늦은 밤 사무실에 홀로 남아 있었다. 등불 하나만 켜 두고 서류를 넘겼다. 송유관 공정표는 안정적이었다. 숫자는 말없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는 숫자를 믿었다. 숫자는 배신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밤 그의 눈은 숫자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밖에서는 바람이 불었다. 창문이 낮게 울렸다. 울림은 불기둥의 밤을 떠올리게 했다. 렌은 그 기억을 밀어냈다. 밀어냄은 습관이었다. 그는 책상 위에 놓인 편지를 집어 들었다. 노아의 글씨였다. 짧은 문장. 오늘은 이름을 연습했다. 선생님이 천천히 보여주셨다.

렌은 그 문장을 여러 번 읽었다. 이름을 연습한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이름은 부르는 소리와 함께 자랐다.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는 손짓과 글이 남았다. 그는 그 사실을 인정하려 했다. 인정은 늘 늦게 왔다.

그날 밤 이든 브룩의 교회에서는 특별 예배가 열렸다. 보고서는 짧았지만 단어는 강했다. 회개. 정화. 선택. 렌은 그 단어들을 분해했다. 정화는 배제를 의미했다. 선택은 강요를 의미했다. 그는 대응하지 않았다. 대응은 이든의 이름을 더 크게 만들었다.

현장에서는 작은 지연이 생겼다. 한 구간에서 예상치 못한 암반이 나왔다. 렌은 우회로를 그렸다. 우회는 비용을 올렸지만 일정은 유지했다. 그는 팀을 격려했다. 격려는 간단했다. 안전을 먼저. 속도는 다음. 팀은 고개를 끄덕였다.

새벽에 렌은 항구로 갔다. 파이프의 끝이 바다로 닿는 지점. 그는 그 끝을 바라보았다. 끝은 새로운 시작처럼 보였다. 그는 바다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날은 물이 차가워 보였다. 차가움은 계산을 방해했다.

아침이 되자 기자들이 움직였다. 소문은 제목이 되었다. 검은 불의 사람. 이름은 빠르게 퍼졌다. 렌은 그 제목을 보았다. 제목은 간단했다. 그러나 의미는 무거웠다. 그는 대응팀에게 지시했다. 공식 입장 유지. 자료 공개. 감정 배제. 감정은 제목을 키웠다.

마을에서는 갈라짐이 더 분명해졌다. 일부는 일자리를 택했고 일부는 교회를 택했다. 선택은 단순해 보였지만 결과는 복잡했다. 렌은 복잡함을 관리했다. 급여는 정확히 지급되었다. 안전 기록은 공개되었다. 그는 말보다 절차를 앞세웠다.

노아의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수화로 또렷하게 표현했다고. 렌은 고맙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전화를 끊고 그는 한참을 앉아 있었다. 이름을 잃는다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름은 소리로 불리고 기억으로 남았다. 그는 아이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불렀다. 방 안에는 울림이 없었다.

그날 저녁 렌은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의 방은 여전히 정리되어 있었다. 그는 책상 위에 놓인 그림을 펼쳤다. 바다와 선. 그리고 작은 사람. 사람의 얼굴에는 입이 그려져 있었지만 소리는 없었다. 그는 그림을 접지 않았다. 접지 않음은 기억을 남겼다.

이든은 공개적으로 렌을 비난했다. 이름을 말했다. 탐욕과 오만. 렌은 그 발언을 기록했다. 그는 법무팀과 상의했다. 명예훼손 가능성. 대응 여부. 그는 즉각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 즉각은 확산을 불렀다. 그는 시간을 택했다.

송유관 공사는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시험 운전이 예정되었다. 렌은 체크리스트를 점검했다. 밸브. 압력. 차단. 그는 항목을 하나씩 지웠다. 지워지는 항목은 안정을 주었다.

노아를 만나기 위해 렌은 학교를 찾았다. 아이는 운동장에서 손짓으로 친구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렌은 멀리서 지켜보았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아이가 먼저 다가왔다. 손짓으로 인사를 했다. 렌은 따라 했다. 둘의 손이 잠시 겹쳤다. 겹침은 짧았지만 분명했다.

렌은 아이에게 종이를 건넸다. 자신의 이름을 천천히 써 보였다. 아이는 따라 썼다. 글씨는 서툴렀지만 정확했다. 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함은 시작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렌은 생각했다. 이름을 잃는다는 것은 소리를 잃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불려지는 자리를 잃는 것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불려지는 자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사업가. 고용주. 문제의 인물. 그 이름들 사이에 아버지는 희미했다.

그날 밤 시험 운전이 시작되었다. 파이프를 따라 기름이 이동했다. 수치는 안정적이었다. 항구의 저장 시설에서 신호가 왔다. 성공. 렌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 숨은 길지 않았다. 기쁨은 관리 대상이었다.

이든은 그 소식을 듣고 예배에서 외쳤다. 도둑질. 신의 영역 침범. 렌은 그 문장을 읽었다. 그는 대응하지 않았다. 그는 송유관의 차단 밸브 위치를 다시 확인했다. 대응은 기술이었다.

새벽에 렌은 노트를 펼쳤다. 그는 한 줄을 적었다. 이름의 무게 증가. 관계 회복 필요. 그는 펜을 내려놓았다.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가. 질문은 쉬웠다. 답은 어려웠다.

창밖에서 항구의 불빛이 반짝였다. 그 불빛은 안정적이었다. 교회의 불빛도 여전히 켜져 있었다. 두 불빛 사이에서 렌은 자신의 이름을 떠올렸다. 그 이름은 이제 여러 의미를 가졌다. 그는 그 의미들을 관리할 준비를 했다.

렌 파크는 알았다. 이름을 잃는 밤은 끝이 아니었다. 그것은 선택의 밤이었다. 그는 선택을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하지 않는 선택도 있었다. 그 선택은 아이의 손짓과 함께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