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불의 사람 – 14부 이름을 잃는 밤

렌 파크는 늦은 밤 사무실에 홀로 남아 있었다. 등불 하나만 켜 두고 서류를 넘겼다. 송유관 공정표는 안정적이었다. 숫자는 말없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는 숫자를 믿었다. 숫자는 배신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밤 그의 눈은 숫자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밖에서는 바람이 불었다. 창문이 낮게 울렸다. 울림은 불기둥의 밤을 떠올리게 했다. 렌은 그 기억을 밀어냈다. 밀어냄은 습관이었다. … Read more

검은 불의 사람 – 13부 바다로 향하는 선

렌 파크는 새벽의 항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다는 잔잔했고 안개가 수면 위를 얇게 덮고 있었다. 그는 지도 위에 그려진 선을 떠올렸다. 선은 마을을 지나 언덕을 넘고 평원을 가로질러 이곳으로 이어졌다. 바다로 향하는 선은 단순한 이동 경로가 아니었다. 그것은 의존을 끊는 결정이었고 고립을 감수하는 선언이었다. 측량팀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말수는 적었고 기록은 많았다. 렌은 그 균형을 좋아했다. … Read more

검은 불의 사람 – 12부 멀어진 아들의 자리

렌 파크는 새벽에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노트는 펼쳐져 있었지만 글은 없었다. 그는 펜을 들었다가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숫자는 쉽게 적혔지만 이름은 적히지 않았다. 노아의 이름은 페이지 위에서 무거웠다. 무거운 것은 계산을 흐렸다. 현장은 다시 활기를 띠고 있었다. 장비는 교체되었고 안전 장치는 강화되었다. 렌은 점검표를 하나씩 확인했다. 체크는 마음을 안정시켰다. 안정은 판단을 날카롭게 했다. 그는 감독에게 … Read more

검은 불의 사람 – 11부 침묵이 남긴 거리

렌 파크는 병실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은 희미했고 시간의 흐름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노아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고 있었다. 눈은 떠 있었지만 시선은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렌은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반응은 없었다. 그는 다시 불렀다. 여전히 없었다. 침묵은 두꺼운 벽처럼 그들 사이에 놓였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귀의 손상 가능성. 회복 여부는 불확실. 시간과 재활이 … Read more

검은 불의 사람 – 10부 불기둥의 밤

렌 파크는 그날 저녁 늦게까지 현장에 남아 있었다. 압력 수치는 안정 범위를 넘나들고 있었고 그는 숫자의 움직임을 눈으로 따라갔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지만 해석은 사람의 몫이었다. 그는 해석을 보수적으로 잡았다. 분출은 이익이었지만 통제되지 않은 이익은 재앙이었다. 노아는 숙소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렌은 아이를 불러 현장 가장자리로 데려왔다. 그는 말했다 오늘은 여기서 보되 가까이 오지 말라고. … Read more

검은 불의 사람 – 9부 축복을 빼앗는 손

렌 파크는 아침 회의에서 짧게 말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심하자.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설명은 불필요했다. 인부들의 표정은 이미 굳어 있었다. 기념식 이후 공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말은 늘 늦게 도착했지만 감정은 먼저 퍼졌다. 렌은 그 순서를 알고 있었다. 현장은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기계의 소리는 일정했고 압력 수치는 계획 범위 안에 있었다. 렌은 수치를 확인하며 이동했다. 그는 사람들의 눈을 … Read more

검은 불의 사람 – 8부 신의 길과 인간의 길

렌 파크는 새벽 공기가 아직 차가울 때 현장으로 나왔다. 기계는 이미 돌아가고 있었고 금속의 진동이 땅을 타고 퍼졌다. 그는 진동의 리듬을 들었다. 리듬은 일정했다. 일정함은 통제의 증거였다. 그는 감독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작업 구역을 한 바퀴 돌았다. 길은 교회 쪽에서 먼저 이어져 있었고 인부들의 발자국이 겹쳐 있었다. 겹침은 습관을 만들었다. 습관은 방향을 고정했다. 예배 시간에 맞춰 … Read more

검은 불의 사람 – 7부 마을을 설득하는 연단

렌 파크는 해가 뜨기 전부터 움직였다. 현장은 이미 깨어 있었고 기계의 금속성 소리는 낮게 울렸다. 그는 그 소리를 들으며 호흡을 고르고 일정표를 확인했다. 오늘은 숫자보다 말이 필요한 날이었다. 그는 말을 싫어했지만 말이 필요한 순간을 피하지 않았다. 피하면 비용이 커졌다. 마을 회관 앞에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기름이 나온다는 말은 사람들의 걸음을 바꾸었다. 걸음이 … Read more

검은 불의 사람 – 6부 약속으로 산 땅

렌 파크는 새벽에 현장으로 나갔다. 안개가 낮게 깔려 있었고 장비의 윤곽만 흐릿하게 보였다. 그는 안개를 좋아하지 않았다. 시야를 가리면 계산이 늦어진다. 그러나 안개는 걷히기 마련이었다. 그는 시간을 재며 장비 점검을 지시했다. 손짓은 짧았고 말은 적었다. 인부들은 움직였다. 움직임은 리듬을 만들었다. 리듬은 안전을 만들었다. 이든 브룩의 교회는 그날도 사람들로 찼다. 렌은 예배가 끝나는 시간을 알고 있었다. … Read more

검은 불의 사람 – 5부 브룩가의 두 얼굴

렌 파크는 리틀헤이븐에서 돌아온 다음 날 아침 노트를 다시 펼쳤다. 전날의 기록은 정리되어 있었지만 여백이 많았다. 여백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영역이었다. 그는 여백을 싫어하지 않았다. 여백은 계획이 들어갈 자리였다. 그는 브룩가라는 이름을 다시 적었다. 사무엘 브룩과 이든 브룩. 같은 집 다른 방향. 같은 땅 다른 계산. 렌은 먼저 사무엘을 떠올렸다. 사무엘은 지친 사람이었다. 손에는 흙이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