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항로의 남쪽 끝 – 2부 도시 밑바닥에 잠든 이름 없는 여인
리테가 눈을 뜬 아침은 희미한 빛이 창문 커튼 틈으로 스며드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빌라 주변의 건물 외벽은 밤의 흔적을 아직 떨쳐내지 못한 것처럼 축축해 보였고, 도시의 굵은 숨소리는 여전히 낮과 밤의 경계를 헤매는 듯했다. 밤새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음에도 리테의 머릿속은 이상하게 맑았다. 물론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눈을 뜨자마자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 Read more